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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병과정-위기영혈 변증 (2020-03-02)

sokwon 2024. 9. 3. 08:43

우리의 전통 한의학에서 온병학은 전염병에 대하여 위기영혈 변증으로 나누고 각 단계에 따른 처방을 하는 분야이다. 지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같이 우리 몸 밖에서 들어온 외부 사기(열독)는 어떻게 병이 진행되는지 알아보고 임시적인 치료방법은 어떠한지 알아보고자 한다. 참고로 정상인의 체온 36.5도 맥박수 75회를 기준으로 하였다. 냉체질 혹은 열체질에 따라 수치를 고려를 할 필요가 있다.

 

1. 위()분열증 (체온 36.5~37, 맥박수 75~80) : 잠복기

우리 몸의 호흡기는 당연히 폐와 관련되지만, 폐주피모(肺主皮毛)라 하여 피부도 폐의 일부라 할 수 있다. 또한 폐는 우리 몸의 를 주관한다. 그래서 폐기능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면 피부의 땀구멍을 열고 닫는 기능도 떨어진다. 요즘과 같이 전염병이 돌고 있는 시기에는 호흡기 기능도 약할 뿐만 아니라 피부의 땀구멍도 열려있게 되면 외부에서 우리 몸으로 열독(코로나바이러스)이 들어올 수도 있다. 공공시설물을 함부로 만지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정상인이라 할지라도 아파트와 사무실의 난방시설이 훌륭하기 때문에 평소에 땀구멍이 상시 열려있게 되고, 바이러스에 무방비한 상태가 된다. 그래서 밀폐된 공간을 자주 환기를 해서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환경을 만들어주어 땀구멍이 열리고 닫는 기능을 활성화해줄 필요가 있다. 과로를 하면 폐기능이 먼저 떨어지기 때문에 집에서 편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

만약에 만성병을 앓고 있다면 폐기능은 상당히 많이 떨어져 있다. 오장육부의 어떠한 장부에 병이 있던지간에 병이 오래되면 폐도 기능이 떨어진다. 건조하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은 환경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비록 폐는 습한 환경을 좋아하지만 바이러스도 습(한습(寒濕), 온습(溫濕))을 좋아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보통의 감기라면 땀이 나지 않을 때 마황탕이 좋고, 땀이 나는 감기라면 계지탕을 복용한다. 마황탕은 강제로 땀구멍을 열어 땀을 내게 하고 외부에서 들어온 감기를 밖으로 밀어낸다. 계지탕은 땀구멍을 막아 더 이상 외부 바이러스가 몸으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한다. 곽향정기산은 휘발성이 강한 향으로 바이러스를 밖으로 내보내기 때문에 습한 체질의 사람에게 좋은 효과가 있다.

 

2. 분열증 (체온 37~37.5, 맥박수 80~90) : 정기와 사기의 싸움

외부에서 들어온 열독(外邪, 바이러스)이 우리 몸에 교두보를 확보하면 우리 몸의 와 열독이 치열한 싸움을 벌인다. 우리 몸이 건강하여 충분한 휴식으로 면역력을 회복하여 열독을 물리친다면 보통의 감기는 수일~2주내에 다행히 물리치게 된다. 그렇지만 지금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상당히 강하기 때문에 정기를 제압하고 급격하게 우리 몸을 점령해 나간다. 병세가 급격히 진행하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분열증은 순식간에 다음단계의 분열증으로 진행한다.

체온계가 없다면 맥박수를 재어 몸의 온도가 어떠한지 확인해야 한다. 위분열증 단계에서는 맥박수의 변화가 크지 않기 때문에 분별이 잘 되지 않지만, 기분열증 단계에서 부터는 명확히 알 수 있다. 병세가 빠르지 않다면 금은화가 들어간 은교산을 녹차처럼 뜨거운 물에 우려내어 마시면 된다. 그렇지만 병세가 급박한 경우에는 다음 단계에서 처방하는 황련해독탕을 선제적으로 복용할 필요가 있다. 황련해독탕은 전신의 열을 내리는 처방인데, 정기를 훼손하기 때문에 보통은 신중하게 처방하는 약재이다.

 

3. 분열증 (체온 37.5~38, 맥박수 90~105) : 정기가 훼손되는 단계

()이라 함은 우리 몸의 陰陽중 음( 혈 진액 정)을 말한다. 외부에서 들어온 열독이 정기를 완전히 제압하였기 때문에 피가 줄어들고 진액이 소모되어 목이 마르며 12경맥의 근육에 저장된 정()이 말라간다. 심각한 단계이다. 심장박동이 느껴질 정도로 빠르고 호흡이 불안정해지고 기분열증 때보다 이마의 열이 더 뜨겁다. 몸에서 열은 나지만 정기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에 한기(寒氣)를 느껴 몸이 덜덜 떨린다. 오한발열(惡寒發熱)이라고 한다.

코로나바이러스 확진판정이 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병원에서는 해열제를 복용하라고 돌려보낸다. 병원에서 보통 음성으로 판정이 여러 번 되다가 양성판정이 났다는 뉴스를 많이 보는데, 병세가 더 심해저 이러한 경우가 생긴다. 감염초기부터 확정판정을 받을 수가 없는 상황이다. 병원 검진의 민감도가 높지 않다.

한의원이나 한약국에 가면 그래뉼타입(가루약 형태)의 황련해독탕이라는 처방이 있다. 미리 준비해서 이러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영분열증인 단계에 왔고 병원에 입원을 할 상황이 안 되면 부득이 황련해독탕을 복용하여 전신의 열을 내려야 한다.

 

4. 분열증 (체온 38도 이상, 맥박수 105회 이상) : 매우 심각한 단계

영분열증을 지나 혈분열증에 이르면 피가 끓는 단계라 할 수 있다. 정신이 혼미할 수 있고 출혈도 있을 수 있다. ( : 혈 진액 정)이 급격히 소모되어 나중에 치료가 되어도 정상으로 복구하기가 어려울 수 있다. 병원에서는 맥박수 110회 이상이 되어야 확진검사를 진행한다고 한다. 너무 늦다.

한 달 전 유튜브 영상에서 우한에서 길을 가다가 쓰러지는 사람, 병원에서 진단받기 위해 긴 줄을 서다가 그대로 가는 사람, 요즘 대구에서 만성병(기저질환) 확진자가 집에서 대기하다가 사망한 사람들이 이러한 경우이다.

혈분열증에는 서각지황탕을 처방하는데, 서각이란 코뿔소 뿔이다. 당연히 서각은 없고 대신 수우각(물소뿔)을 사용한다. 대열(大熱, 고열)을 내리는 처방이다. 한의원이나 한약국에 가루약으로 있는지 모르겠다.

 

 

이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기존의 감기나 독감에 비해 열독이 매우 강하여 증세가 빠르게 진행하는 특징이 있다. 중국사람들의 잠복기는 2주라고 알려져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의 잠복기는 4~5일 정도라고 한다. 그만큼 우리나라 사람의 면역력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너무 지나친 경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결과이다. 잠복기라 할 수 있는 위분열증을 지나 기분열증 단계에서 수일만에 혈분열증의 마지막 단계까지 급속히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 감염되지 않도록 외출을 삼가고 집에서 방콕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다. 지금은 경제 걱정보다도 우선 살아남아야 하는 생존이 먼저다.